김수영 - 고래처럼

고래처럼


깊은 바다, 빛이라 해도 이르지 못하는 어둠
그 깊은 곳의 고래

어둠 속을 살기 위해
실핏줄들이 얼마나 팽팽한 현이 되는지
얼마나 많은 피가 소용돌이치며
제 몸을 바닥에서 밀어올리는지
고동소리만으로도 세상이 폭풍치는 듯하다

태아 적 어머니의 몸속에서 듣던
폭풍의 눈과도 같은 고요
떠오르기 위한 삶의 한가운데에는 폭풍이 있다

김수영, 로빈슨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창작과 비평사 1996.

2004/04/13 22:19 2004/04/1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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