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개구리 그리고 나

먼저, 할아버지와 개구리 이야기

늙은 나무꾼이 나무를 베고 있었다.

개구리 : “할아버지!”

나무꾼 : “거, 거기… 누구요?”

개구리 : “저는 마법에 걸린 개구리예요.”

나무꾼 : “엇! 개구리가 말을??”

개구리 : “저한테 입을 맞춰 주시면 사람으로 변해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어요. 저는 원래 하늘에서 살던 선녀였거든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개구리를 집어 들어 나무에 걸린 옷의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러고는 다시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

개구리 : “이봐요, 할아버지! 나한테 입을 맞춰 주시면 사람이 돼서 함께 살아드린다니까요!”

나무꾼 : “쿵! 쿵!” (무시하고 계속 나무를 벤다)

개구리 : “왜 내 말을 안 믿어요? 나는 진짜로 예쁜 선녀라고요!”

나무꾼 : “믿어.”

개구리 : “그런데 왜 입을 맞춰 주지 않고 나를 주머니 속에 넣어두는 거죠?”

나무꾼 : “나는 예쁜 여자가 필요 없어. 너도 내 나이 돼 봐. 개구리와 얘기하는 것이 더 재미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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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이성(異性)에게 그것도 멋진 혹은 아름다운 이성에게 끌리고 좋아하게 되는 느낌은 아마 이성(理性)보다는 감성 혹은 본능에 가까울 듯 하다. 그런데 정말 나이가 들면 예쁜 선녀보다 말하는 개구리랑 사는게 더 재밌을까? 그건 아닐거다. (물론 나이가 들면 좀 달라지긴 하겠지 젊었을 때보다야...)단지 위의 유머에 등장하는 늙은 나무꾼의 귀차니즘을 이겨내기에 예쁜 선녀보다는 말하는 개구리가 좀 더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던 것이겠지.

그런데, 문제는 아직 젊디 젊은 내가, 글에 나온 나무꾼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 일상의 고단함과 바쁨을 핑계로 귀차니즘과 나태함으로 무장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내게 신선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 아니 정확히 말하면, 왠만해서는 꿈쩍도 안하게 되어버렸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하지만 난 아직까지는 말하는 개구리보다는 예쁜 선녀가 좋다. 말 그대로 불행중 다행이랄까?

2005/07/01 12:30 2005/07/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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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자2016/07/27 17:38 수정/삭제 댓글주소 댓글달기
    인생을 한 참 살고 나면..악하고 악한 세상이 지겨울 때가 있어요.
    변해서 새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선녀가 변하여 말하는개구리가 되고 싶어하듯,,,
    세상위를 훨훨 날아 다니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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