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 - 마스터 키튼을 다시 읽다가 -

"4년 전 아내가 병으로 죽었죠. 아내는 내 마음 속을 다 알고 있는 여자였어요. 그녀가 죽자 난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죠. 그렇지만, 그녀가 죽고 하룻밤이 지나자 난 평정을 되찾았어요. 평소처럼 식사하고 잠자고, 때론 웃기조차 하고.... 내 몸의 일부라고까지 생각했던 그녀도 좀 친한 친구나 마찬가지였죠. 난 결국 나 자신이 죽는 것 이상으로 슬퍼할 일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난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있는, 이 한심한 모습을 책망하며... 다른 사람의 마음 속으로 진정으로 들어가보려고 하지 않는 나의 냉혹함을 꾸짖으며... 끝없이 술을 마셨죠. 그리고 어느날 밤, 기분이 울적해 이 언덕에 올랐더니... 그가 있었죠."

"왜 고민하지? 인간은 평생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고, 다른 사람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할 수도 없어."

"그렇지만 ... 그래도 ... 아내는 ..."

"자네가 아내를 사랑했던 건 진실이지, 그건 자네 가슴 속에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아내가 자네를 사랑했었는지는 자네 짐작이고, 사실은 알 수가 없어. 서로의 마음이 통했었다고 하는 건 환상에 불과해. 사람은 평생 자기라고 하는 우주에서 벗어날 수 없어. 자기 안에 그린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며 드라마를 만들고, 울고, 슬퍼하고, 죽어가지. 아니, 그건 인간만이 아니야. 새나 다른 짐승들도 그럴지 몰라."

- 마스터 키튼 중에서 -

 

원래 발췌한 에피소드의 이후 내용은 모든 것을 뛰어넘어 하나되는 감정의 공유, 기적 뭐 그런 내용으로 마무리됩니다만, 그건 말 그대로 기적이고 ......

읽으면서 확 하고 꽂혀버린 내용인지라...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완전한 이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09/24 00:28 2010/09/2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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