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유 - 피를 마시는 새 중에서

"산다는 것은 지독하게 가소로운 문제야. 내가 죽은 후에 눈물 흘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하는 바보들에겐  안 그럴지 몰라도."

- 피를 마시는 새 중에서




95년이었던가? 96년이었던가? 어쨌든 한창 내가 질풍 노도의 시기를 어렵게 해쳐나가고 있을 무렵 아주 잠깐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글쎄, 뭐가 그렇게 힘들었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난 힘들었고, 꽤나 진지하게 세상과 이별하기 위해 이것 저것을 고민해 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내가 결국 이 세상을 조금 더 살아보기로 결정한 이유는 '지금까지의 내 삶이 충실하지 못했기에 지금 내가 죽으면 날 위해 울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불평처럼 '이 세상의 모든 멋있는 말들은 이미 누군가가 다 해버렸다'지만, 꼭 멋있는 말이 아니라도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은 이미 누군가가 해버렸다. 심지어 이처럼 책에 찍혀 나온 것도 있지 않은가?

2010/10/28 15:28 2010/10/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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