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내가 아는 누군가는 결코 책을 사지 않는다.

모든 책은 빌려서 보고, 보고 나면 다시는 보지 않는다.

읽으면 그것으로 그만인데, 책을 사는데 왜 돈을 쓰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단 하루만 지나도 내가 읽은 것과 네가 읽은 것이 다르게 변하기 시작하고, 망각의 힘은 지독하게 강하다.

더불어 내가 어떤 책을 처음 읽었을 때와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의 느낌은 분명히 다르다.

여러번 읽어야하는 책은 어린왕자나 성경만이 아니다.

이 세상의 모든 책은 끊임없이 다시 읽어야하고, 새롭게 해석되야한다고 나는 믿는다.

'너는 나와 영원히 평행선을 걸을 수 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언젠가 이 세상이 놀랍도록 편리해져서 내가 깊은 밤 잠에서 깨어 문득 읽고 싶어진 책을 언제든 내 손에 쥘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면 나도 너를 이해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미안하다.
2011/06/27 15:04 2011/06/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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