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시가 주는 감동? 느낌? 울림? 과는 별개로 우두커니처럼이라는 저 한 줄이 가슴을 두드리곤 합니다.

시적 허용을 저렇게 담백하고 강렬하게 쓸 수 있다면, 제가 긁적거리는 것들도 조금은 읽어줄만한 그 무엇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2013/11/25 11:03 2013/11/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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