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싫은 책의 독후감을 쓰는 법

나는 책을 좋아한다.

나는 책의

    까만 잉크가 좋고

    푸근한 먼지 냄새가 좋고

    네모나고 단단한 두께와 무게가 좋고

    책꽂이에서 날 내려다보는 오만함…까지 말하는건 오버일까?

    ……

그렇지만 나는

    생각을 정리하는데 인색하고,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 책에 관심을 두지 않으며,

    새로운 책은 일단 사서 꼽아놓지만,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것이 편하고 즐거운 난감한 괴벽이 생겼다.

    ……

하지만 나는

    회사에서 한 달에 한 권씩 독후감을 써야하고,

    책의 주제는 매월 미리 정해져 있으며,(이게 문제다.-_-+)

    독후감을 쓰지 않으면, 진급 심사 대상에서 누락된다.(이게 문제인가?-_-)


그리하여 나는

    일단 책을 받으면, 틈날 때마다 목차를 읽는다.

    계속 목차를 읽다가 목차의 제목만으로 내용이 짐작 가지 않는 부분을 펼쳐서 읽어본다.

    내가 짐작한 내용이 맞는지 짐작한 내용과 대비하여 해당 본문을 읽는다.

    초반 20% 정도가 예상한 내용과 일치하거나 유사하면 다음 쳅터로 넘어간다.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고(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은 독후감이 아니므로)

    목차와 읽었던 본문 내용과 내 생각을 적당히 주물럭거린 후 600자 안팎으로 적어준다.

    그럼 책 전체 내용의 30%만 읽고서도 나름 균형 잡힌 제출용 독후감(!)이 나온다. ;;;;

2019/01/27 17:53 2019/01/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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