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워버린 파일은 지우고 나서 필요하게 되는가?

원래 이 포스트는 Mike Sierra 님의 포스트 '막 태어난 딸아이 디지털 사진을 시집갈 때 물려주려면?'의 트랙백으로 작성되기 시작하였으나, 글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가지치기를 하였으므로, 그냥 적어봅니다.

먼저 Mike Sierra 님의 글을 읽고나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하드디스크의 수명이 생각보다 엄청 길구나 .... 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대략 하드디스크의 안정수명을 5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결과적으로 '하드디스크 수명 = CD-RW로 구워낸 CD 수명 = 플래시메모리 수명' 으로 알고 있었던 셈이네요.

Mike Sierra 님께서는 자료를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제 경우엔 글을 읽고서 좀 엉뚱한 생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글을 읽고서 제가 떠올린 생각은 '왜! 자리만 차지해서 지워버린 파일은 지우고 나서 필요하게 되는가?' 입니다.

이번에 새로 컴퓨터를 장만하기 전까지 상당히 오랜 세월동안 저장공간 부족*에 시달려왔던 저로써는 하드디스크의 용량관리가 상당히 민감한 문제였는데, 이상하게도 오랜시간 고민을 하다가 '음 그래 이건 더이상 필요 없을꺼야' 하고는 뭔가를 삭제하면, 일주일 정도를 고비로 꼭 그 프로그램 내지는 자료가 필요해진다는 것이지요 ;;;

이 징크스는 (적어도 제게는) 현재에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관계로 이번에는 아예 하드디스크를 아주아주 넉넉하게 마련하는 걸로 해결 아닌 해결을 봤지만, 요즘도 가끔 Delete 키를 누를 때마다 손 끝이 움찔거리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ㅠㅠ


* 89년 처음 컴퓨터를 장만했을 때부터 하드디스크 용량의 변천과정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괄호 안의 숫자는 그 하드디스크를 사용한 기간이다.)

1989년 Seagate 20M (6) - 1992년에 아래아 한글 2.0이 출시되면서 도스 6.0과 아래아 한글 2.0을 설치하면 용량이 남지 않았으므로 한글로 작성한 문서는 5.25인치 디스켓에 저장해야했으며, 간혹 게임이 하고 싶으면 한글을 삭제하고 게임을 즐긴 다음 레포트를 쓰기위해 다시 한글을 설치하는 작업을 계속 해야했다.

1995년 퀀텀 400M (4) - 어머니께서 대학을 들어가면 컴퓨터를 새로 사주기로 약속하셨으나 들어간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 관계로 컴퓨터 교체 계획이 취소된 것을 '아들의 눈물' 이용하여 하드만 받아내는데 성공함. 정보화 시대에 발맞추고자 2400MNP 에서 38800 으로 모뎀을 업그레이드 하고, 아라크네를 이용해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며 이미지를 모으기 시작하면서 디스크용량은 FULL을 향해 치닫게 됨.

1999년 웨스턴디지탈 15G (8) - 컴퓨터로 전공을 바꾸면서 컴퓨터 구입과 함께 하드디스크도의 용량에도 큰 변화가 생김. 윈도우 계열의 OS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타고난 썰렁함을 극복하고자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유머를 갈무리하기 시작하면서 텍스트 파일로만 2G를 넘기는 기염을 토하게 되지만, 워낙 넉넉한 용량 탓에 여유있는 한 때를 보내게 된다.

덧.. 처음에 글을 쓸때는 편하게 썼다가 나중에 글을 조금 손보면서 어투를 좀 고쳤더니 말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네요 이해해주시길.. ^^;;;

2008/03/25 16:34 2008/03/2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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