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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 피를 마시는 새 중에서

"이건 중요한 문제란 말입니다. 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살았습니다. 산다는 것이 뭔지는 압니다. 계통학적으로 볼 때 나는 음식의 하위에 있고 분변의 상위에  있습니다. 입이 위에  있고 항문이 아래에 있는 건 우연이 아니지요.  음식과 분변 사이에  있는 나는 끊임없이 음식을 모아 나를 만들고, 나를 다시  분변으로 바꿉니다. 위로 올라가도 안되고 아래로 내려가도 안되지요.  필사적으로 그 중간의 위치를 지켜야 합니다. 땔감과 재 사이에  있는 불과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사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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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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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음식을 분변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몇 가지 부산물들이 발생합니다. 사실 꽤 많은 부산물들이지요. 미학,  나, 이득, 구분, 호기심, 친구 찾기, 존엄성, 소득재분배, 너, 우리, 윤리, 단추 꿰는 법, 평등, 질투, 투쟁,  미래예측, 범주화,  농담, 금기,  동정심, 사랑. 음. 이거 밤새겠군요. 어쨌든 저는 제 육체를 음식과 분변 사이에 위치시키는 노동을 통해 상당한 가외소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 영의 음식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08/12/29 17:42 2008/12/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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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있는 색귀

뭔가 찾아보려 했을꺼다. (뭘 검색하려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브라우저를 켜고, 네이*에 접속했다.

그런데 메인에 떠있는 기사 중에 [로이터 올해의 사진] 천국인가요? 지옥인가요? 라는 기사가 내 눈길을 끌었다.

무슨 사진인가 싶어 클릭을 했는데, 그 기사에 "천국이 낳냐? 너희 집이 낳냐?" 라는 뭔가 뜬금없는 댓글... (낳긴 뭘 낳아??) 클릭을 해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일관성 있는 색귀???


댓글을 올린 사람 아이디를 클릭해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일관성 있는 색귀!!!

2008/12/23 13:24 2008/12/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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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리

사촌 누나와 맥주를 마시러 갔다.

누나가 안주로 노가리를 먹자고 하더니 대뜸 주인에게 묻는다.

"아저씨 노가리 주시구요. 근데 노가리가 머리 달린거에요? 안 달린거에요?"

"둘 다 있어요. 메뉴판 보세요"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물어보니 누나 왈.

"머리가 달린 건 천연 상태로 말린거고, 머리가 없는건 질이 좀 떨어지고, 조미가 되있는거거든 그래서 머리가 달린게 더 고소하고, 값도 비싸^^"

오호 그렇구나....

메뉴판을 열었다.

허걱!!!!

생각이 있는 노가리 6,000원
생각이 없는 노가리 5,000원

2008/11/20 16:59 2008/11/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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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량이2008/12/23 20:15 수정/삭제 댓글주소 댓글달기
    내용도 웃기긴 하지만. 여기서 느낀건.. 너의 주변사람들이 널 네이바로 만드는구나 주변에 지식인들이 많어...
    • 그 네이바가 요즘 업데이트가 너무 느려져서 말이지.. 얼른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야할텐데 말야 ㅎㅎ




一人一刃(일인일인) - 피를 마시는 새 중에서

헤치카의 만년검, 일인일인.

아실은 만년검이라는 말이 상품의 내구성을 자랑하는 말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일인일인이라는 운율이 잘  맞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알 수 없었다. 아실은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그 문구를 바라보았다.
 
"일인일인이라는 건, 음. 한 사람에게 하나의 칼날이라는 의미야."
 
아실은 고개를 돌렸다. 그녀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은 레콘 남자였다. 그 레콘은 헤치카의 장막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헤치카라는 사람이  말하고 싶은 건  그거야. 그러니까, 목숨이 하나라면, 목숨은 하나잖아? 그렇다면 그걸 위해 필요한 도구도 하나여야 한다는 말이야. 엄청나게 큰 창고에 온갖 도구를 다 갖춰놓는다 해도 등에 창고를 지고 다니지 못할  바에야 무슨 소용이 있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도구가 하나라면, 그 하나의 도구가 모든 도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지. 도끼도 되고 톱도 되고 송곳도 되는 칼 말이야."
 
아실은 이곳에서 판매되는 온갖 도구가 뒤섞여 있는 것 같은 칼들이 왜 그런 모양인지 깨달았다. 레콘이 계속 말했다.
 
"그런데 저 말이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준 사람이 있었어. 일인일인이라는 건, 그러니까  어떤 사람에게든 칼날  하나는 있다는 말이라는 거야."
 
레콘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통제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동요를 드러내며 레콘은 한숨처럼 말했다.
 
"사람이라면 말이야. 누구나 평생  한 번 쯤은, 한  번 쯤은 흐르는 시간을 찔러 멈추게 하거나  떨어지는 벼락을 두 동강  낼 수 있다고 하더라고. 가지고 태어난 칼날 하나가 있으니까."


내게도 그런 칼날이 가슴 속 어딘가에 존재할까?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메신저 대화명으로 덜컥 등록을 해버렸다.

뭐 책을 읽은 사람이 아니라면 도대체 뭔가?? 하는 대화명이지만, 뭐 어떤가 보는 사람마다 알아서 해석하면 그것도 좋고...

친구 놈이 메신저로 말을 건다..

"이모티콘이 좀 이상한데? ㅡㅅㅡ乃 이거 아냐??"

......

2008/09/24 10:44 2008/09/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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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로고들

요즘은 네이구글버(http://nagooglever.com) 덕분에 직접 들어가는 일이 많이 줄었지만, 제가 사용하는 주력 검색 사이트는 구글입니다.

그런데 가끔 구글에 들어가보면 구글의 로고가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하루면 사라지기 때문에 왠지 아쉬워서 하나씩 저장해 놨었는데,(물론 당연하게도 그렇게 저장하고서 잊고 살았습니다.) 어제 우연치않게 폴더를 돌아다니다가 저장해 놓았던 이미지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 기념일 관련 ◁


 

▷ 베이징 올림픽 관련 ◁





▷ 아테네 올림픽 관련 ◁

아무 기대없이 들어갔다가 이런 로고들을 만나면 왠지 선물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라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난번 사투리 번역 때도 배꼽을 잡았었는데, 앞으로 어떤 로고들이 또 등장해서 절 기쁘게 해줄까요?

참고로 이곳에 가시면 1999년부터 현재까지 구글의 모든 Holiday Logo 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글을 올리고 나서야 이런 페이지가 존재한다는걸 알아버린 나는 멍청이 -0- )
2008/08/27 12:01 2008/08/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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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3호는 뭐야?

"이야~~ 남대문이다!"
"동대문이지 저게 보물 1호야.."
"그럼 보물 2호는 뭐야?"
"보신각이야" (광고를 열심히 봤단다 후후)
"그럼 보물 3호는 뭐야?"
"대원각사비야"
"그럼 보물 4호는 뭐야?"
"중초사지당간지주야"
"그럼 보물 5호는 뭐야?"
"보물 5호는 없어" -0-;;;;
"그럼 보물 6호는 뭐야?"
"고달사원종대사혜진탑비귀부및이수야" (이건 도대체 뭐냐! @@;;;)
"그럼 보물 7호는 뭐야?"
"고달사원종대사혜진탑이야"
"그럼 보물 8호는 뭐야?"
"고달사지석불좌야"
"그럼 보물 9호는 뭐야?"
"서봉사현오국사탑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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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보물 1570호는 뭐야?"
"청송대전사보광전이야"

광고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뿐이다. 돌은 이제 그만... ;;;;;

참고로 우리나라의 보물은 2004개가 있더라..

모든 문화제 (국보, 보물, 사적, 사적및명승, 명승, 천연기념물, 중요무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시도유형문화재, 시도무형문화재, 시도기념물, 시도민속자료, 문화재자료) 를 모두 포함하면, 11796개... ;;;;

문화재청 홈페이지 (http://www.cha.go.kr/index.html) 참조.

2008/08/16 18:51 2008/08/1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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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 하는 존재 - 눈물을 마시는 새 중에서

"인정하지 않겠다고?"

"예."

"우리가 너희들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륜은 소스라치게 놀라 시우쇠를 바라보았다.  그제야 륜은 그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그저 대책없이 유쾌하기만 한 도깨비를 상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을 상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륜은 비늘을 부딪히며 말했다.

"당신들께서… 우리를 이유  없이 살육하는 생물로  만들었다는 말입니까?"

"그렇지는 않다. 이유는 있지. 하지만 네가 말하는 것 같은 너절한 이유는 아니야."

"그럼 어떤 이유입니까?"

"우리는 너희들을 먹어야 하는 존재로 만들었지."

"먹는다고요?"

"그래. 먹는 것. 그게 너희야. 그게  생명이지. 모든 동물들이, 식물들이, 생명이라는 생명은 모두 먹는다. 먹지  않으면 생명이 아니지. 우리가 만든 것은 그런  것이다. 너희들이 벌이는 모든  짓거리의 경계엔 큰 글씨로 뚜렷하게 적혀있지. <일단, 먹고 나서>"

륜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시우쇠를  바라보았다. 그와 반대로 시우쇠의 목소리는 점점 차분해졌다.

"산다는 것은 먹는다는 것이지.  일단 먹어야 살아있는  것이 저지르는 모든 웃기는 일이 가능해지지. 먹지 못하면 소용없어."

"누구나 다 아는 그런 이야기를…"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이야기야. 륜  페이. 먹는다는 것은 자기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 외의  것을 파괴한다는 것이지. 그렇기에 바위를 뚫는 낙수는 바위를 먹는 것이 아니야. 바위가 낙수를 유지시켜주는 것은 아니니까. 나무를 찍는 도끼도 나무를  먹는 것이 아니야. 도끼의 유지에 나무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니까. 그것이 먹는 파괴와 보통의 파괴의 차이점이지. 하지만 둘 다 파괴야. 알겠냐? 우리는 너희들을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파괴하는 것으로 만들었어. 하지만 생명은 파괴를 일으켜서 자신을 유지하지. 그런 것을 가리켜 '먹는다'고 하는 거야. 무생물은 그렇지 못하지. 낙수가, 파도가, 태풍이 아무리 파괴를 일으켜도 그것은 자신의 유지와는 상관없어. 그것들은 먹는다고 하지 않아. 파괴한다고 할뿐이지."

- 눈물을 마시는 새 중에서
2008/08/08 06:10 2008/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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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유머(4) - Not Null

요즘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맡은 일 중에 DB와 관련된 일이 있어서 머리가 좀 아픕니다.

며칠동안 테이블만 쳐다보면서 신청하고, 반송된 내용을 확인하고 수정해서 다시 신청하고, 생성된 내용 확인하여 신청자에게 알려주는 작업을 하다보니 약간의 직업병 비슷한게 생겨버렸습니다. 뭐 그렇다고 전문가적인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수준도 아니고요. ;;;

대충 듣던 노래들이나 제목들이 DB 용어화 되었습니다.

신효범 - Not Null 사랑해 : Not Null 사랑해 너의 모든 몸짓이 큰 의미인 걸 ... (얼마나 데이터를 넣고 싶었으면 ... ㅠㅠ)

김건모 - 잘못된 만남 : Not Null 믿었던 만큼이나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 (반드시 넣어야할 데이터를 공백처리한 친구에 대한 배신감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효리 - Get Char : 내가 널 움직여 I'm gonna get char ... (CHAR 데이터를 SELECT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 공백처리를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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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어야겠습니다. ;;;;

2008/08/01 16:19 2008/08/0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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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의 철야를 맞이하며 ...

서버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미적거리는 동작으로 부팅과 다운을 반복하는 것을 보며, 난 우주의 비밀과 세계의 역사, 실존과 의지 등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넌더리난다는 표정을 짓고 싶었다.

서버 성능 향상을 위한 하드웨어 교체작업 4시간 30분째 지연중 ...
2008/07/05 05:28 2008/07/0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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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는 것 - 피를 마시는 새 중에서

 "주테카. 세상에 나늬가 있다고 믿어?"
 
 "나늬?"
 
 "저 바깥에 나늬가 있을까?"
 
 쵸지는 그 질문을 준람에게도 했었다. 준람은 그것이 전설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정의를 사랑하는 동료의 의견은 달랐다.
 
 "있어."
 
 "있어? 어떻게 확신하지?"
 
 주테카는 부리를 딱 부딪치고는 루시닌이 가져다놓은 수레로 다가갔다. 언제나처럼 술병을  꺼낸 주테카는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어떻게는 필요 없어."
 
 "필요 없다고?"
 
 "필요 없어. 이봐.  세상이 완벽하게 정의로워질  거라고 내가 진짜 믿는 줄 알아? 그런 상태가 올 것  같아? 현실 감각이 전무한 몽상가나 그런 걸 믿어. 하지만 나는 정의가 중요하다고 믿고, 그래서 그걸 추구하고 있어. 네가 대답해봐. 네게 나늬가 중요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러면 네 나늬는 있어."

- 피를 마시는 새 중에서


언제부턴가  아는 것과 믿는 것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할 때면, 별 고민 없이 하나를 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현실적이 되었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믿고 있는 한 그것이 중요한 의미이고, 그것이 바로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였는지 오래도록 떠올려야할 기억이 되고 말았습니다.
2008/06/17 04:27 2008/06/17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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