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아침 나절에 나름 긴 연휴동안 뭘 할까 고민하다가 책을 좀 읽고 싶어졌습니다.

뭐 모든 쇼핑이 그렇겠지만, 업무에 필요한 몇 권의 책과 시, 소설 등을 골라 담고 보니 예상했던 금액을 훌쩍 넘어버리더군요.

계획은 '오늘 밤에 도착하면 내일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하루종일 책만 봐야지'라는 간단 무식한 것이었습니다.

밥 준비하는 시간도 아까워서 바나나와 기타등등 간단하게 줏어먹을 수 있는 것들을 잔뜩 준비했구요.

계획 상으로는 대략 3권의 소설, 1권의 전공서적, 1권의 인문서적을 독파할 예정어었습니다.

뭐 남은 것들은 주말도 있고, 부처님 오신 날도 있고 하니까 우선 1차로.. -_-v

......

책이 안왔어요.

분명 당일 배송이었다구요.

망했어요.

결국 그 핑계로 나돌아 다니다가 머리도 손질하고 옷도 사고 했으니 뭐 나름 괜찮게 하루를 보낸 것 같긴 한데.
(날이 얼마나 좋았는지 하염없이 걸었네요. 못해도 3시간은 터벅거리고 다닌듯.)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서 초저녁부터 각잡고 앉아서 묵혀두었던 시집을 좀 봤습니다.

전에 본 것도 있고, 샀다는 것도 잊고 있다가 어라? 이게 있었네 하면서 본 것도 있구요.

뭐 시집 특성상 - 제 두뇌구조상 - 읽었던 책도 처음 보는 책도 언제나 처음보는 느낌이라 산뜻하니 좋더군요. -_-

읽은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느 때처럼 이해가 되는 몇 편 중에 괜찮은 것들을 추리고 있는 중이니 조만간 블로그가 풍성해지겠군요.
(요즘 시를 쓰네, 트위터를 하네 하면서 본처에게 좀 소홀했습니다.)

진은영 - 우리는 매일매일
정호승 - 밥값
2011/05/06 10:03 2011/05/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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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 멍게

2009/09/12 16:28 / Poem

멍게


멍청하게 만든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을 지워버린다.

멍게는 참 조용하다.
천둥벼락 같았다는 유마의 침묵도
저렇게 고요했을 것이다.

허물덩어리인 나를 흉보지 않고
내 인생에 대해 충고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멍게는 얼마나 배려깊은 존재인가?

바다에서 온 지우개 같은 멍게
멍게는 나를 멍청하게 만든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을 지워버린다
멍!

소리를 내면 벌써 입안이 울림의 공간
메아리치는 텅빈 골짜기
범종 소리가 난다.
멍.


얼마 전, 그로테스크라는 제목의 시집을 샀다. 샀었다. 사기만 했다.  '참 오랫만이네...'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무색하게도 서울 집 책장 한구석에 꽂혀있다. [아랫쪽 일상이 정리되는대로 이것저것 가지고 내려와 실컷 읽어야지 목록] 의 첫번째 페이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될까?

이제 슬슬 바람 냄새도 차가워지는 계절이고, 옆구리에 책 하나 끼고, 커다란 나무 밑 평상에서 하루종일 책이나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건 너무 큰 꿈인걸까?

2009/09/12 16:28 2009/09/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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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ia 2009/09/18 09:07  Modify/Delete  Reply  Address

    글씨를 언제 바꾼거야? 이 글씨는 뭘까...
    내 존경하는 선생님 성함이 "이승호"샘인데 말이지
    샘도... 시집을 냈었어.. 동무들과... :)
    그냥.. 그렇다는...?

    • Jackaroe 2009/09/18 14:29  Modify/Delete  Address

      이 폰트는 한겨레결체, 선배한테 폰트가 있었나보네 내가 보기엔 괜찮은데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떤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