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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 百年

百年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놓은 百年아리는 글씨

저 百年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안자던 百年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 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百年이라는 말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하루를 울었네


오늘 약속이 있어 대학로에 갔습니다. 그 전에 살 책과 CD가 있어 영풍문고에 들렀지요.

한 권은 찾았는데, 한 권은 없다고 하고, 예전에 있었던 CD 매장은 없어졌더군요. 근처 교보나 반디앤루니스에 갈까 했습니다만, 어차피 종로에서 대학로까지 슬슬 걸어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가다 보면 나오겠지 하고는 걷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걸어 대학로에 도착해서는 약속 장소를 한번 둘러보고는 바로 서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로니에 공원부터 성균관 대학교 앞까지 골목 골목을 뒤졌습니다만, 어찌된 일인지 서점이 보이질 않습니다.

한시간 가량을 터벅거리고 걷다가 책은 포기하고 음반을 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서점을 찾으면서 둘러본 기억을 되감아봤지만 음반매장도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다시 한번 구석구석을 뒤졌습니다. 없더군요.(성균관대 앞에서 작은 가게를 하나 찾긴 했습니다만, 문을 열지 않았더군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핫*랙스라는 종합 선물가게(?)에 음반 코너를 겨우 찾아내 전부는 아니었지만 사려고 했던 앨범 중 하나를 살 수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찾은 대학로에는 서점도 없고, 음반가게도 없는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의 어딘가였습니다.

아니면, 언젠가부터 필요없어진 것을 굳이 찾아 헤매는 제가 이상해진 것일까요?

2008/12/28 21:01 2008/12/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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