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에 대한 글 검색 결과 1개search result for posts

파수꾼을 보고 왔습니다.

1. 영화를 본지 하루 반이 지났는데도 아직 약간 흥분한 상태입니다. 좀 더 감정이 식은 다음 적고 싶었는데, 그 때가되면 머뭇거리다가 차마 적지 못할 것 같아 두드립니다.

2. 스포일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 광주극장에 가서 파수꾼을 보고 왔습니다.

처음엔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주변 사람 때문에 토렌트를 뒤지다가 알게됐고, 찾다보니 현재 개봉 중인 영화라는 걸 알게됐고, 주말에 딱히 할 일도 없던 차에 바람도 쐴 겸 그렇게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가보는 동네, 처음 가보는 극장이라 약간 여유를 두고 간 탓에 30여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고, 그 시간동안 극장에 비치된 파수꾼의 팜플렛을 읽었습니다.
(원래는 영화를 보기 전에 사전 정보는 최대한 차단하는 편이지만, 이번엔 영화를 구해주기로 한 사람에게 감상 후기를 쓰겠다고 약속한 관계로 등장인물 이름이나 익혀볼까 하고...)

결국 팜플렛 앞면의 대사 ("처음부터 잘못된 건 없어... 그냥 너만 없었으면 돼...") 는 제게 영화의 내용을 거의 완벽하게 고자질한 셈이지만, 그 덕분에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게되면 보통 그 등장인물 중 어느 하나에게 스스로를 감정이입해서 보게 되는데(보통은 주인공??), 이번 경우엔 세사람 모두에게 아니 영화 내용 전체가 제 어린 시절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보는 내내 슬펐고, 분노했고, 술이 마시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기태같은 친구가 있었고, 동윤이 같은 친구가 있었고, 희준이 같은 제가 있었거든요. 흠.. 이 얘기로 넘어가게되면 너무 이야기가 옆 길로 가버릴 것 같으니 살짝 접고 다시 영화 예기로 ......


육체적으로 가해지는 폭력과 말로써 가해지는 폭력 중 어느 것이 더 나쁜가? 혹은 치명적인가?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그런 것들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유지-이해-될 수 있는 것인가?

영화 속에서는 기태의 죽음으로 어쩔 수 없이 기태 쪽에 무게가 실리게 되는 것 같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단지 감정 표현이 서툴고,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것 때문에 기태가 휘둘렀던 모든 것이 그가 당했던 두번의 실연(남자들 사에에 쓰기에 적당한 말은 아닙니다만, 굳이 이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보다 가벼운 것인가?

결국 그 두가지는 같은 무게를 갖거나 기태쪽이 좀 더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밖으로 드러나는 폭력성에 비해서 마음이 여렸고, 다른 사람보다 기댈 곳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결국 선택할 여지가 별로 없었던 것 뿐.

마지막의 동윤을 이용한 극의 마무리는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오래간만에 본 굉장한 영화였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나 극의 흐름도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파수꾼이라는 제목 역시.

팜플렛의 등장인물 소개 부분에 왜 자꾸 '여심'이 언급되는지, 영화의 영문 제목이 왜 bleak night인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만......


흠.. 쓰고나서 보니 결국 감상은 다섯줄...(;;;) 이 빈곤한 문장력이라니... -_-

2011/03/27 23:14 2011/03/27 23:14
트랙백 주소http://jackaroe.com/blogV3/trackback/311




페이지 이동<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