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에 대한 글 검색 결과 1개search result for posts

소녀는 언제 어른이 되는가?

요즘 김형경님의 꽃피는 고래라는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소설의 내용은 17살의 니은이라는 아이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그 슬픔을 극복해 나가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읽으면서 자꾸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어 설레임 반, 두려움 반 그렇게 조마조마하게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습니다.

제 경우를 보면, 글쎄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들어가면서 저는 제가 다 컸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 이후로 12년쯤은 매년 지치지도 않고, "난 이제 어른이야!!!" 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난 아직 멀었어..."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됐습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답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질문이 없는데 답이 나올리가 만무하고 고민이 깊어질수록 가슴만 답답해지더군요.

그런데, 꽃피는 고래를 읽으면서 니은이가 소설 속에서 스스로에게 묻곤 하는 고민들이 고스란히 제게 돌아왔습니다. 막연하게 고민하던 것들이 구체적인 질문으로 가슴을 때리기 시작했지요. 전 니은이의 꼭 두배를 살았습니다만 여전히 그 답을 모르겠습니다. 책을 다 읽고 맨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알 수 있을지 ......

전 이상하게도 사람의 말은 제 상황에 맞게 반추해서 잘 소화를 시키는데, 활자로 된 것들은 덮어놓고 믿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러면 안된다고, 내 나름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마도 이 책이 어떤 방향으로든 마무리된다면 그걸 앞뒤 없이 믿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부터 늘 그것이 궁금했다. 유관순 언니가 독립만세를 부르다 옥에 갇혔을 때, 한석봉이 홀로 산에 들어가 붓글씨를 쓰기에 전념했을 때 그들은 내 또래였다. 오성과 한음이 신의있는 우정을 나누었을 때 그들은 나보다 어렸다. 위인전을 보면 그들은 용맹스럽고 지혜로웠다.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맞닥뜨려도 굳은 신념과 자발적인 의지로 정의를 실천했다. 나는 언젠가 위인전 속 인물들을 만나면 꼭 한번 물어보고 싶었다. 진짜로 그 어린 나이에도 자기가 하는 행동에 확신이 있었는지. - 꽃피는 고래 중에서

2009/07/27 13:59 2009/07/27 13:59
트랙백 주소http://jackaroe.com/blogV3/trackback/233
  • mia2009/08/07 17:35 수정/삭제 댓글주소 댓글달기
    아줌만 언제 어른이 되는가?
    ~_~)

    괜히 아무데서나 만나자고 했어...
    아, 멀어 멀어...
    • 회사에서는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만나고 집에 갈게 걱정이긴 하겠군.. 생각해보니 선배는 경기도민이잖아? ㅎㅎ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모두가 어른이 되는건 아닌 것 같더군.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답은 없네 그려.. 언제까지 이렇게 철없이 살지 ... 심란하오.




페이지 이동<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