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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춘희 - 나무늘보처럼

나무늘보처럼


한 백년 쯤
여기서 잠들고 싶어

당신도 나를 깨우지 마
달콤한 이 순간을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

지나간 시간들
천천히 되새김질 하며
눈 감은 채
이렇게

나무 위에서
한 마리 작은 짐승으로
순하게 눈 뜰 때까지
이대로 내버려 둬

세상의 모든 시름 다 잊은 채
느릿느릿
유유자적
한없이 행복하겠지


친구가 저에게 동물로 다시 태어난다면 무슨 동물이 되고 싶으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제 대답은 "나무늘보" 였습니다. 그 때, 마치 못볼 것을 봤다는 듯, 혹은 신기한 무언가를 쳐다보는 듯한 그 친구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네요. 아니 잊을 수가 없다기 보다는 오늘 아침 이 시를 읽다가 오랫만에 그 친구를 떠올리게 됐다는게 맞겠네요.

하지만 지금은 애완용으로 나무늘보를 키우는 사람도 꽤 되고, 나무늘보가 되고 싶은 사람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가 되었습니다.(정말? ...-_-)

나무늘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주말에 집에서 나무늘보 놀이를 하는 걸로는 갈증이 가시질 않네요.

느리게 한없이 느리게 살고 싶습니다.
2011/09/30 10:44 2011/09/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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