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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전히 바보인 이유 -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다가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어떤 가능성도 없다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남을까?"
 
아이의 말은 케이건이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케이건은 불만스러운 듯이 말했다.
 
"내일을 계속 오늘로 만들면 돼."
 
"오늘이 솟아나오는 샘은 내일이야. 키다리  아저씨. 샘물이 샘으로 환유될 수 있는 건가? 논점을 회피하지마."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을 속이는 방법도 있지."
 
"나쁘진 않군. 실제로 그렇게 하면서 자기가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 하지만 아저씨는 그보다는 더 똑똑할 텐데?"


나는 ... 똑똑하지 않다. 이미 스스로 알고 있는 사실을 조용히 덮어 놓고는 처음부터 그리고 여전히 몰랐다는 듯이 같은 일을 반복 할만큼 충분히 바보다.

내일을 계속 오늘로 만들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잠자리에 드는 오늘 그리고 오늘.
2009/05/15 13:08 2009/05/1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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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a2009/05/21 20:55 수정/삭제 댓글주소 댓글달기
    눈물을 마시는 새는.. 읽으라고 대여해드린 분께 돌려받질 못하고 있다는

    우.. 방구가 끊이질 않아.... =.= 도대체 이 속엔 뭐가 있길래
    쉼없이 뽕뽕 거리는 것일까...

    아, 정말.. 엘지때문에 맘고생이 이만저만이네.
    그 수많은 귀찮음 속에 일부러 경기를 봐주고 있거늘...
    응원하는 것 귀찮아하지 않을테니.. 이겨나주렴;;
    • 사람이 탈진하면 헛방구가 나온다는데, 뭐 그건 아닐테고, 선배나 나나 위장이 너덜너덜해진거 아닐까?

      LG는 얼마전에 최장시간 기록 세우고 비겼다는거 같던데 가슴이 많이 아프시겠어..
  • 안녕하세요.. 글 감동했어요 ^0^;
    "내일을 계속 오늘로 만들면 돼."
    이 말이 저 책에서 나온 거군요.
    저작권법 어떻게 하세요? 노래 이미지 글 등..
    전 게으른탓에 올린게 몇개 없어 금방 치워버렸지만..
    • 음.. 저작권이라..

      음악을 제외하면, 출처를 명시하는 수준에서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수준인데, 이미지는 원체 없으니 논외로 해도 좋을 듯 하고, 노래는 물론 문제가 되는 부분이지만 주로 인디계열이거나 월드뮤직이 주를 이루는 덕분에 크게 뭐라하시는 분이 별로 없고, 글은 소설의 일부분이거나 시를 올리는데, 워낙에 그렇게 올리는 사람이 많으니 살짝 묻어가는 수준이랄까?

      잣대를 들이대고, 따지고 들면 Diary 카테고리에 있는 글들을 제외하면 다 문제지.. 그저 블로그가 그리 유명하지 않은 덕분인지 산기슭에서 모진바람 피해가는 수준으로 버티고 있는게지. ㅎㅎㅎ




먹어야 하는 존재 - 눈물을 마시는 새 중에서

"인정하지 않겠다고?"

"예."

"우리가 너희들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륜은 소스라치게 놀라 시우쇠를 바라보았다.  그제야 륜은 그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그저 대책없이 유쾌하기만 한 도깨비를 상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을 상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륜은 비늘을 부딪히며 말했다.

"당신들께서… 우리를 이유  없이 살육하는 생물로  만들었다는 말입니까?"

"그렇지는 않다. 이유는 있지. 하지만 네가 말하는 것 같은 너절한 이유는 아니야."

"그럼 어떤 이유입니까?"

"우리는 너희들을 먹어야 하는 존재로 만들었지."

"먹는다고요?"

"그래. 먹는 것. 그게 너희야. 그게  생명이지. 모든 동물들이, 식물들이, 생명이라는 생명은 모두 먹는다. 먹지  않으면 생명이 아니지. 우리가 만든 것은 그런  것이다. 너희들이 벌이는 모든  짓거리의 경계엔 큰 글씨로 뚜렷하게 적혀있지. <일단, 먹고 나서>"

륜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시우쇠를  바라보았다. 그와 반대로 시우쇠의 목소리는 점점 차분해졌다.

"산다는 것은 먹는다는 것이지.  일단 먹어야 살아있는  것이 저지르는 모든 웃기는 일이 가능해지지. 먹지 못하면 소용없어."

"누구나 다 아는 그런 이야기를…"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이야기야. 륜  페이. 먹는다는 것은 자기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 외의  것을 파괴한다는 것이지. 그렇기에 바위를 뚫는 낙수는 바위를 먹는 것이 아니야. 바위가 낙수를 유지시켜주는 것은 아니니까. 나무를 찍는 도끼도 나무를  먹는 것이 아니야. 도끼의 유지에 나무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니까. 그것이 먹는 파괴와 보통의 파괴의 차이점이지. 하지만 둘 다 파괴야. 알겠냐? 우리는 너희들을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파괴하는 것으로 만들었어. 하지만 생명은 파괴를 일으켜서 자신을 유지하지. 그런 것을 가리켜 '먹는다'고 하는 거야. 무생물은 그렇지 못하지. 낙수가, 파도가, 태풍이 아무리 파괴를 일으켜도 그것은 자신의 유지와는 상관없어. 그것들은 먹는다고 하지 않아. 파괴한다고 할뿐이지."

- 눈물을 마시는 새 중에서
2008/08/08 06:10 2008/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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