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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 부모님의 점심 한 때.

지난 토요일 부모님 댁에 들려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좀 일찍 도착한 탓에 어머니가 오시길 기다리면서 하릴없이 아버지와 씨름을 봤구요.(아무래도 아버지는 좀 어려워서 기본적인 안부를 묻고 나면, 오붓하게 TV보기에 열중하는 편입니다. 죄송해요 아버지!!!)

어머니는 '맨날 밥 먹는데 오늘은 아들이 왔으니 다른걸 먹자'며 물만두 두 봉지를 사오셨구요. (전 밥이 ... 집밥이 그리웠어요 ㅠㅠ)

아버지는 먹던 사골국에 만두국처럼 나올줄 알았던 만두가 그저 맹물에 삶아져 나왔다며 투덜거리셨지만, 물만두 자체가 오랫만라 그런지 그럭저럭 맛있더군요.

그런데 어머니가 굳이 물으시네요..;;;;

"아들 맛있지???"

"아우 그럼요.. 어머니 양념장 만드시는 솜씨는 역시 -_-b"

"야!! 먹지마.. -_-+"

"사실 물만두는 취*루에서 만든거고, 간장 말고는 뭐.. "

"-_-+++"

어머니가 일터로 가시고, 아버지는 침대에 눕고, 저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다시 다정하게(?) TV를 보다가 문득 느낌이 이상해서 이리저리 눌러보니, 침대 매트리스가 살짝 죽어있더군요. 하긴 꽤 오래됐네요 이 침대도....

'아버지 이번 달은 제가 좀 힘들구요. 다음 달에는 매트리스 안죽는 돌침대 하나 해드릴께요. 별이 다섯개짜리로다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별이 다섯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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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참 심심한 점심 한 때였지만, 글쎄요 알 수 없는 뭔가가 채워진 느낌이긴 합니다.

올해 말쯤이 되면 부모님께서 몇 년간 미뤄오시던 귀농을 하십니다. 내려갈 곳도 농사지을 땅도 드디어 다 준비가 끝난듯 한데, 두분이 내려가는 것이 제 일상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잘 모르겠습니다.

워낙 제 걱정을 달고 사시는 분들이라 내려가시면 개운할 것만 같았는데, 사실 벌써부터 조금씩 불안감 혹은 상실감 같은 느낌들이 문득문득 가슴 속에 스며드는 것 같아 조금 우울합니다.
2009/01/06 16:05 2009/01/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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