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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일에 주석을 다는 일

지멘은 아실의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는 오세느가 아이저 규리하의 아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떠올릴 수 있었다. 또한 아이저 규리하의 결혼에 뭔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꺼리는 추문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던 기억도 떠올렸다. 지멘은 아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추문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지멘은 그 이야기를 굳이 마음에 담아두려고 하지는  않았다. 세상이 흘러가는 모습을 관찰하고 그것을 해석한 다음 몇 가지 주석을 달아 정리하는 것은 아실의 일이었다. 지멘은 그것에 관심이  없었다. 또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 피를 마시는 새 중에서


어렸을 때, 의심해야한다고 배웠으면서도 의심하기 힘든 존재가 책이었다. 왠지 그 단단한 글자들을 보고 있으면, 없던 믿음도 생겨버리는 경험을 종종 하곤 했었다.(그리고 여전히 의심할 줄 모른다.)

요즘은 워낙 세상일에 주석을 다는 매체가 많고 사람이 넘쳐나다보니 사실 정보 그 자체에 대한 진실성은 많이 희석이 된 느낌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 안에서 걸러내고 재해석하는 과정이 치열하게 일어나야 할텐데, 왠일인지 '알려진' 진실에 대한 믿음은 감소하면서도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점점 수동적이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무관심한 것과 알고서 행하지 않는 것 어느 것이 더 큰 죄일까?
2008/06/04 15:15 2008/06/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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