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은 따뜻하다'에 대한 글 검색 결과 1개search result for posts

정호승 - 별들은 따뜻하다

별들은 따뜻하다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묘사(墓祀)를 지내러 내려간 고향 하늘엔 따뜻한 별들이 가득했다.

서울에선 별이 없어서 별자리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여기선 별이 너무 많아서 별자리를 찾을 수가 없다.

적막한 달빛 아래 반짝이는 개울가를 걸었고, 달이 구름에 가리기라도 하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포근한 어둠 속을 걸었다.

참으로 오랫만에 맛보는 행복한 고독이었다.

2008/11/11 21:29 2008/11/11 21:29
트랙백 주소http://jackaroe.com/blogV3/trackback/166




페이지 이동<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