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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 피를 마시는 새 중에서

"이건 중요한 문제란 말입니다. 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살았습니다. 산다는 것이 뭔지는 압니다. 계통학적으로 볼 때 나는 음식의 하위에 있고 분변의 상위에  있습니다. 입이 위에  있고 항문이 아래에 있는 건 우연이 아니지요.  음식과 분변 사이에  있는 나는 끊임없이 음식을 모아 나를 만들고, 나를 다시  분변으로 바꿉니다. 위로 올라가도 안되고 아래로 내려가도 안되지요.  필사적으로 그 중간의 위치를 지켜야 합니다. 땔감과 재 사이에  있는 불과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사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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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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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음식을 분변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몇 가지 부산물들이 발생합니다. 사실 꽤 많은 부산물들이지요. 미학,  나, 이득, 구분, 호기심, 친구 찾기, 존엄성, 소득재분배, 너, 우리, 윤리, 단추 꿰는 법, 평등, 질투, 투쟁,  미래예측, 범주화,  농담, 금기,  동정심, 사랑. 음. 이거 밤새겠군요. 어쨌든 저는 제 육체를 음식과 분변 사이에 위치시키는 노동을 통해 상당한 가외소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 영의 음식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08/12/29 17:42 2008/12/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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