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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 아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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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메바(문학동네 시인선 1)
작가 : 최승호
출판년도 : 2011-01-20
출판사 : 문학동네

얼마 전 나사(NASA)는 비소(As)를 먹고 생존하는 새로운 생명체의 존재를 발표했다. 비소를 먹고 사는 놈이 있다니! 나는 그놈도 한 영물(靈物)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텅 빈 채 죽은 것처럼 보이는 허공이야말로 크고 작은 모든 영물들의 어머니로서, 수도 없이 많은 영물들을 낳고 그들의 진화와 생멸을 주도해온 주인공인지도 모른다.

독자들에게 좀 생경할 수도 있는 이번 시집은 그동안 쓴 나의 시들을 되비치어보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으로 일종의 문체연습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소를 먹고 사는 그림자 생명체가 있듯이, 낱말이나 이미지를 먹고 자라나는 언어 생명체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을 아메바(amoeba)라고 불러본다.

2010년 겨울

난 시집을 사기 전에 작가의 말을 읽어봐야 했을까?

문학동네 시인선의 첫번째 작품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의 습작노트 같은 것이라면 기뻐해야할까 화를 내야할까?

이 책은 작가의 말처럼 그야말로 작가 자신의 문체 연습 묶음이다.

솔직히 많이 실망했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의 의의를 찾자면, 하나의 단어 혹은 이미지로부터 한 편의 시가 나오기까지 과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좇아가 볼 수 있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나저나 문학동네 시인선은 꾸준히 특별판을 찍어내고 있는데, 판형을 달리해서 가격을 올리는 것 말고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적어도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일대 혁신"까지는 아닌듯 싶은데...)
2013/11/01 17:52 2013/11/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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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패드와 시집

새로 파견된 사무실의 책상은 유리로 덮혀 있어서 마우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시간이 좀 남길래 마우스패드를 사러 영풍문구에 갔다가 차마 사지 못하고
(싼건 너무했다 싶고, 쓸만한건 너무 비쌌다)

김기택 시인의 새 시집을 집어왔다.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보다  비쌌다. 맙소사......)

돌아오는 길 청계천 돌난간에 기대서서 흐르는 물을 보고 있다가 책 앞장을 펼쳐

"오랫만에 들린 영풍에서 마우스패드와 바꾸다. 2013.04.29"

라고 적었다.

마우스패드가 있어야할 자리에는 복합기 매뉴얼을 놓았다.

모든 것이 행복해졌다.



※ 제목이 너무 마음에 안드는데 마땅한게 생각이 안나는게 더 괴롭다. ㅡ.,ㅡ

2013/04/29 22:25 2013/04/2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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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도 아프다 주문완료! 발송완료!

남혜숙 시인의 시집 중에 2001년에 출간된 칼날도 아프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몇년 전에 이미 절판된 놈이라 애지중지 하고 있었는데, 도둑 맞았어요. !!!

음.. 제게 말을 하지 않고 가져갔으니 그 후에 아무리 '형, 고마워요 죄송해요 사랑해요'를 백만번 했다해도 용서가 안됩니다.(만약 어떤 방법으로도 다시는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시점에서 녀석의 남은 수명은 저희 집에서 녀석의 집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었겠지만.... -_-)

물론 그 책 한권에 목매달고 살기에는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벅찬 신세라 간혹 짙은 아쉬움을 느끼는 수준에서 혹시나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2년여가 지났습니다.




그런데 며칠전 나윤권의 음반을 사려고 한동안 들리지 않던 한 쇼핑몰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려는데(이 음반도 만약에 향뮤직에 품절이 뜨지 않았다면 굳이 이 쇼핑몰을 왔을까 싶습니다.) 예전에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던 물품이 그대로 있더군요. 세상에나 몇 개월 아니 거의 1년여가 지났는데 말이에요. 아니 어쩌면 장바구니 윗쪽으로 표시해주는 위시 리스트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너무 흥분을 한 상태여서 기억이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럴수가!!! 그 목록에 남혜숙 시인의 시집이 들어있더군요. 게다가 재고 수량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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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주문을 완료했더군요. -_-

앞으로는 뭔가를 사려할 때 이곳 저곳 기웃거려보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적어도 온라인에서는......)
2009/12/03 14:17 2009/12/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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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 - 옛 노트에서

이윤학 -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한승원 - 달 긷는 집
정호승 -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정호승 - 슬픔이 기쁨에게
장석남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어제 오랫만에 부천 교보문고에 들렸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는게 아니라 서점에서 책을 쥐어보는 것도 오랫만이지??' 라며 이리저리 고르다가 주루룩 질러버리고 말았습니다. -_-

그런데, 한사람을 제외하면 다 전에 읽었던(알고 있던) 시인들 뿐이네요. 다양하게 읽고 싶은데, 익숙한 쪽으로 손이 가는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생각해보면 사실 음악도 좀 그런 편이네요. 하긴 낯선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그런게 좀 심한편이긴 합니다.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데 여전히 주춤거리게 된다는게 참 안좋은 것이라는걸 알면서도 좀처럼 고쳐지질 않네요.

이 책들을 다 읽고 나면, 조금은 낯선 쪽으로 조금은 고개를 돌려봐야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옛추억을 퍼 올리는 것이 행복한 못난이지만,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이니 고여있던 가슴에 무언가를 담아봐야겠습니다.


옛 노트에서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2009/02/01 11:48 2009/02/0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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