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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깊이에 대한 단상 - 오늘 아침 무심결에 책을 주문하고서

왜 삶이 궁할 때, 더 많은 것들이 사고 싶어지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스스로도 3월 25일까지는 면식수행을 하든, 도시락을 싸든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생활비를 반으로 줄여보겠다고 발버둥쳤었는데, 오늘 아침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두 권의 책을 주문하고, 카드 비밀번호 입력을 마친 상태더군요.
(결제가 완료된 것을 알리는 핸드폰 문자의 진동에 정신을 차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질러버린 책은 두권.


                                              


사실은 [엄마를 부탁해]를 사러 들어갔다가 (아.. 개인적으로 신경숙 님은 바이올렛을 읽다가 우울海에 빠져 한동안 허우적거린 이후로 왠지 모를 두려움을 갖고 책을 읽게 만드는 작가에요.) '넌 어째 일에 관계되는 건 읽을 생각은 않고, 죄다 이상한 것만 읽냐?'라고 말했던 누군가의 조언 아닌 조언이 귓가에 메아리쳐 슬쩍 하나 더 끼워넣은 것이 [Ajax 웹프로그래밍]입니다. ;;;

덕분에 한참 고민하던 '새로운 계정을 이용해 진행할 스터디 주제'가 Ajax로 결정되었습니다. (짝짝짝 ...)

이렇게 대책없이 저질러도 되나 싶긴 하지만, 이런 종류의 일들은 퍼질러놔도 결국은 어디에선가 도움이 되기 마련인지라 별 걱정을 하진 않습니다.

엇.. 얘기가 좀 이상하게 흘렀습니다만, 이번 글의 주제는 두가지 입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이렇게 쓰고 살다보니 앞날이 막막하다는 것이 하나.

나머지 하나는 도대체 얼마나 많이 읽고, 깊게 생각해야 내가 하는 말에 힘을 실을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저는 평균 한달에 3권에서 5권의 책을 읽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시집이구요. 가끔 소설이 끼어들기도 하고, 일 또는 자기개발(?)에 관계된 책들이 잊을만하면 한번씩 책꽂이에 추가되는 정도죠.

하지만, 아직까지도 어떤 책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누군가에게 '이 책은 이런 책이다.' 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는 책 소개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가끔 블로그나 홈페이지들을 기웃거리다보면, 너무나도 단호하게 책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써내려가는 글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수준이 '이건 이런 것 같고, 저건 저런 것 같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정도가 아니라 아무 생각없이 읽다보면, 책 뒤에 등장하곤 하는 평론가들의 글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그런데 전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그렇게 써지지 않더라구요. 흠....

이게 독서량의 차이인지, 고민의 깊이의 문제인지, 단순히 성격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누군가의 글을 읽고서 충격을 먹었답니다. ㅠㅠ)

'그게 꼭 책 이야기에 국한된 건 아니잖아??' 라는 말이 어디선가 환청처럼 울려 퍼지는군요. -_-;;;
2009/01/05 15:33 2009/01/0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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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 빈 집 中에서

그녀가 떠나온 곳이 어디인지 그는 모른다. 거기가 어딘데? 라고 그는 묻지 않았다. 단지 그곳이 아주 먼 곳일 거라는 생각, 여기 바깥일 거라는 생각, 그는 거기까지만 생각했다. 그녀가 그녀의 살림들을 싣고 고속도로로 나갔든 아니든 트럭기사 옆에 앉은, 어딘 가로 옮겨가는 그녀 곁엔 그가 아니라 한 마리의 고양이가 있어 줬다. 품속에 그 고양이만이 따뜻한 체온으로 안겨 있었다. 어쩌면 지금쯤 그녀와 고양이 한 마리는 종일 고속도로를 달려. 지금쯤 그녀가 떠나와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그녀의 그곳에 닿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낮에 함께 갔으면 너도 그랬을 텐데 너는 왜 여기 이 빈집에 홀로 있니? 그는 누운 채로 자신의 버려져 있는 듯한 팔을 모아 배 위의 고양이를 안았다. 고양이의 부드러운 등털 속에서 그녀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랬을 거라고, 그녀도 이렇게 어느 순간 순간을 이 부드러운 등털 속에 손을 묻으며 밤과 낮을 보냈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는 얌전하게 점박이의 등을 만지고 있을 수가 없어졌다. 그의 손길에 힘이 들어가고 어지러워지니 천년이라도 그의 배위나 손바닥 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을 것 같던 점박이는 그를 차내고 가볍게 창틀을 딛고 이젠 비어 있을 벽의 선반 위에 가 사뿐히 앉았다.
- 신경숙, 빈 집 中에서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신경숙 씨께서는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쓰신 글들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느낌을 종종 받곤 합니다.

얼마 전,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이제 얼추 젖을 떼고 있어서 분양을 해보겠다고(실은 어머니의 성화가 대부분의 이유입니다만....)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어떤 이들은 어찌나 냉정하게 끊어 말을 하던지, 말을 한 제가 더 무안해질 정도였습니다.(좀 더 부드럽게 거절할 수도 있었을텐데.. 상처받았어요 ㅠㅠ)

저요? 저는 뭐 워낙 어렸을 때부터 개든 고양이든 끊임없이 키워온 터라, 목욕시킬 때, 욕실에서 날아다닌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개나 고양이나 똑같습니다. 사람이 성격이 다 다르고, 장단점이 있는 것처럼 개나 고양이 모두 알면 알수록 사귀어 볼만한 벗이라는 생각입니다.
2008/04/28 15:40 2008/04/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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