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일이 있어 역 근처에 나갔다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는 마을버스를 타게 됐습니다.
제가 내리는 곳이 마을버스 종점인데다가 시간이 꽤 늦었기 때문에 종점에서 내리는 손님은 3명정도였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뒷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리기에 맨 뒤에서 카드 찍고는 버스 운전기사 분께 인사를 드리고 내리려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이... 총각 잠시만.. "
"예?"
"자네 여기 5동 사나?"
"예...."
"106호?"
(깜짝) "예.."
"좀 있어봐.. 나랑 얘기 좀 하지.."
치이익~~~(뒷문을 닫으신다...-_-)
"근데 왜 장가를 안가!!"
(화들짝) "예? 아.. 예.. 어쩌다보니.. 아하하하..;;;;"
"나이가 서른 셋이라면서... 여자친구 없어?"
"예... 없는데요."
"직장도 괜찮다면서 왜 안 만나는데??"
"아... 저 ... 그게.. 아하하하 ... ;;;"
"내가 자네 어머니를 좀 알아.. 내가 고창사람이거든... "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눠보신건 마을버스 안에서 몇번이 전부이셨던...-_-)
"아.. 예.. "
"아무튼 지금은 내가 차 시간을 좀 맞춰야하고.. 다음에 나랑 면담 좀 하지?"
(땀뻘뻘...) "면담이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참한 아가씨가 있서 그래. 나중에 나 좀 보세.. 가봐.."
치이익~~~ (뒷문을 열어주신다...-_-)
터벅터벅.. 집에 오는 내내 도대체 이게 무슨 도깨비 놀음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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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제 결혼 문제 때문에 속 타는 건 잘 알겠는데요. 도대체 얼마나 여기저기 말씀을 하신거에요.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한테 중매가 들어오는건 좀 심하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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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jii┃2008/12/15 13:26ㅋㅋㅋㅋㅋ
안쓰러... ㅠㅠ-
Jackaroe┃2008/12/15 21:19내가 이정도야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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