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07/09/19 18:15
강화 전등사에 가면 시인 오규원 나무가 있다 한다.
지난 2월 2일 시인의 가는 길이 수목장으로 치러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감히 찾아가 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뭐랄까? '내가 뭐라고 거길....'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우연찮게 보게 된 시인의 나무는 소박하고, 평범해 보였다.
물론 내 상상 속에서 너무 키워버린 탓이겠지만.. 하지만 그런 평범하고 소박한 모습이 좋았다.
나를 향해서 굳이 겁먹을 필요 없다고 말해주는 듯 해서 마음이 편안했다.
얼마 전 오규원 시인의 시집을 세권쯤 샀다. (길상호 시인의 시집들을 충동구매한 후 근 5개월만이었다.)
시를 꽤 빨리 읽는 편이라 세권이라고 해도 아마 일주일이면 다 읽을 것 같은데,
한권 쯤은 아껴두었다가 시인의 나무를 찾아가는 버스 안에서 읽어볼까 싶다.
가는 동안 넘겨지는 책장 사이사이 가을 햇살을 차곡히 담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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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면, 시인의 안부를 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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