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 비밥'에 대한 글 검색 결과 2개search result for posts

To. 페이

To. 페이


천국의 문 이후로 못 봤으니까... 편지로 소식을 전하는 것도 참 오래된 일이로군요.

어떻게 지내요? 뭐 워낙에 타고난 성격 탓에 어딜 가서도 잘 지내리라 짐작은 하지만 좀 궁금하긴 하네요.

아.. 제가 당신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적이 있던가요? 언젠가 술김에 한번쯤 말한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네요.

제가 당신을 처음 본 것은 Honky Tonky Women이라는 에피소드에서였고, 뭐 그때만해도 제게 당신은 그저 그런 여자주인공 그 이상은 아니었어요.(전 그때 이미 스파이크 스피겔에게 상당히 집중해 있는 상태였거든요)

물론 회가 거듭되면서 당신은 '도박 중독인 좌충우돌 여인네'에서 '뭔가 사연을 간직한 사람'정도로 변하긴 했습니다만, 그것 뿐이었다면, 1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제가 당신을 이토록 선명하게 기억하진 못하겠지요.

Speak Like a Child의 마지막 장면이었을겁니다. 비디오 속의 어린 당신이 미래의 당신에게 응원을 보내고, 그걸 바라보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페이 발렌타인이라는 케릭터가 제 마음에 들어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살았어요. 뭐 비극적 결말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끝까지 봤고, 현실 속의 저도 나름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을 칠 때였거든요. 그러다가 언제였더라 도통 잠이오질 않던 어느 날 컴퓨터를 뒤적거리다가 카우보이 비밥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뭐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니까..' 라면서 이것 저것 띄엄띄엄 눌러서 보다가 Jupiter Jazz (Part 1)을 봤어요. 거기서 당신이 이런 말을 했어요. 기억나려나?

"인간은 혼자선 살아갈 수 없다고 흔히 말하지만 꽤 살아갈 수 있는거더라고, 사람들 속에서 외톨이라고 느끼는 것보단 혼자서 고독을 느끼는 쪽이 나아"

그 얘기를 듣는 순간이 당신이 내 마음 속에 자리잡는 순간이었어요.

전 여전히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굳게 믿지만, 당신의 말 또한 깊이 깊이 공감했거든요.

사실 제가 요즘 그래요.... 지금 제 컴퓨터에는 USB 를 통해서 MP3Player 와 핸드폰과 PDA가 충전되고 있어요. 예전부터 핸드폰을 '하루에 한번씩 충전해야하는 귀찮은 시계' 정도로 불러온 것은 사실이지만, 문득 컴퓨터가 그저 거대한 충전기가 되어버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웃었습니다.(아 물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건 논외로 하구요^^;;;)

제가 사람들 때문에 요즘 좀 힘든 모양입니다. 그래서 당신 생각이 났나봐요. 당신이라면 제게 무슨 말을 해줄지 궁금했거든요.

이 편지가 언제쯤 당신에게 전해질까요? 전해지긴 할까요? 아득한 우주 어딘가에 있을 당신에게 ...

2009/02/17 16:58 2009/02/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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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 머릿 속에 고여든 나쁜피

"그 모든 것엔 값이 있지. 넌 칼날 같은 말을 했고, 이제 그 값을 치뤄야 해. 넌 너무나 잘난 척했어. 네가 읽고 또 읽던 수많은 책들이 널 너무나 조숙하게 했고, 넌 그만큼 빨리 늙을거야. 언젠가 넌 TV수상기처럼 안으로 폭발할거야."

갑자기 '나쁜피'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확인 해보고 싶은 장면이 생각났거든요. 그리고 사실 그 궁금증과 상관없이 워낙에 인상이 깊어 몇번이고 봤던 영화이기도 하구요. 드니 라방*, 줄리엣 비노쉬, 쥴리 델피 ...

예전에 한참 비디오테이프을 모으던 시절에 폐업 정리를 하던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떼시스', '폴링다운'과 함께 건져올려 뿌듯하게 책꽂이 한 구석에 꼽아놨었으니, 집에 가서 조금만 뒤져보면 나오긴 할텐데요.

결정적으로 비디오데크가 없군요. 이런 난감한 일이......

문득, 카우보이 비밥 18편 - 10년 전의 나에게(スピ-ク·ライク·ア·チャイルド, SPEAK LIKE A CHILD)가 떠오르네요.** -_-;;;

음....음....음.... 이런.. 한번 생각하기 시작하니 생각을 지우기가 쉽지 않네요. 아무래도 집에 가서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라도 좀 구해봐야겠습니다. 뭐 테이프도 가지고 있으니 아주 찔리지는 않는군요.. ;;;;

* 작년 도쿄!의 세가지 에피소드 중 '광인'이라는 작품에서 레오 까락스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습니다. 아! 감동이었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레오 까락스의 최고의 영화는 역시 나쁜피라고 생각하지만요.

**
에피소드 자체는 페이 발렌타인에 대한 내용이고, 어찌 생각하면 참 가슴 아픈 내용입니다만, 어느 날, 비밥호에 배달되어 온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하기 위해 스파이크와 제트가 벌이는 데크 찾아 삼만리도 꽤나 인상 깊은 장면이었거든요 ^^;;

2009/01/21 18:16 2009/01/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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