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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학점은 과연 얼마일까?

대학교 2학년 시험이었거든요...

국문학 가르치는 교수님이셨는데, 너무도 시를 읽기를 싫어하는 우리들을 위해서

기말시험문제로`좋아하는 시 5편을 암기해서 적기 - `단, 좋아하는 시가 없으면 자작시도 가능하되 동시는 제외`

시험 3일 전에 말씀하셨거든요.

이를테면, 시험을 빌미로 시를 읽게 하려구 말이죠...

때아닌 시 타령이 벌어졌구,

우리는 간단하면서 학점도 잘 받을 거 같은 시를 찾아서 난리였읍죠.
친구 녀석이 한 명 있었는데, 정말 시 하고는 친하지 않은
아니, 녀석 스스로가 시와는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녀석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노 천명 님의 `사슴`이라는 시는 외우고 있는 거에요!
자기 말로는 연애 편지 쓸때마다 인용하느라구 저절로 외워졌다나요?
어쨌든 우리는 그녀석이 걱정스러웠는데... 정작 당사자는 아무런 걱정도 안하는 거에요...

그리고, 시험날!!!!
녀석은 제일 먼저 자신만만하게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후에 밝혀진 전모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 1.

제목 : 사슴 (노 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너는 먼데 산을 바라보구 있구나...

(이하 생략...)


시 2.

제목 : 기린 (자작시)

역시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너는 먼데... (이하 똑같음...) ㅡㅡ''


시 3.

제목 : 자라 (자작시)

모가지가 짧아서 슬픈 짐승이여...

너는 먼데... (이하 역시 똑같음) ㅡㅡ''


시 4.

제목 : 돼지 (자작시)

모가지가 굵어서 슬픈 짐승이여...

너는 먼데... ..... -_-


그리고...

우리들은 이제 길고 짧고 굵은거까지 다 나왔으니까

더 무엇이 남았을까?

어떤 동물이 나올까?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아아아.... 드뎌 나왔습니다...

시 5.

제목 : 닭 (자작시)

대가리가 나빠서 슬픈 짐승이여...

너는 먼데... ..... ㅡ,,ㅡ''


위의 내용은 인터넷 어딘가에 올라온 유머입니다.

이 유머를 읽으면서 처음엔 정신없이 웃었구요.

다음으로 든 생각이 이 시를 제출하고 나간 사람의 학점이 과연 어떻게 나왔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 엽기적인(혹은 아주 재미있는) 시험문제로 학교로 부터 징계를 받았다는 사람부터, 자신이 학생 시절에 쓴 레포트를 낸 학생에게 A+를 주고, "내가 썼지만 지금 봐도 A+을 줄만하다"라는 글을 남겼다는 분까지 참 독특한 사람이 많아진 상황에서 위의 답안이 과연 교수님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흠.. 과연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궁금합니다.

덧 : 위의 유머에서 '읍니다'로 나온 부분을 '습니다.'로 수정했는데, 맞춤법으로 봐서는 꽤 오래된 글일 수도 있고, 그렇다면 더욱 학점의 결과는 비관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006/02/05 23:58 2006/02/0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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